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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경제수석의 벤처회장 변신, 지원보다 여건조성 우선 ... 와이즈인포넷 金仁浩 회장
주관기관/행사명
경제풍월 이천일년 일월호
발행일자
2001/01/01
조회수
0
30년 경제관료의 벤처행
유명 경제관료가 벤처기업 회장으로 변신해 화제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66년 행정고시에 합격,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관계에 입문한 김인호(金仁浩,58) 전 경제수석비서관은 한국소비자보호원장, 철도청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30여 년 간 정부 요직에서 활동한 정통 경제관료다.
97년 IMF외환위기 책임공방에 휩싸이면서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자리를 끝으로 30여 년의 공직 생활을 마치게 됐으나 최근 법원의 1심판결에서 무죄판정을 받았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로는 99년부터 2천년까지 1년동안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원장으로 일하다 작년 10월, 고문으로 있었던 지식컨텐츠 제공업체 와이즈인포넷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정부의 미흡한 규제완화정책에 비판을 서슴치 않았던 소신파로 알려졌다. 소탈한 성격에 업무추진력과 조직장악력이 탁월하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매사에 적극적인데다 논리적 성격으로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30여 년 간 공직에서 외길인생을 걸어온 화려한 경력이 소유자가 민간기업, 그것도 벤처기업에서 일하게 된 소감이 남다를 것 같지만 예상외로 덤덤하다.
"정부기관이나 민간기업이나 하나의 조직화된 일을 한다는 것이 비슷합니다. 민간기업이 시장의 평가를 염두에 두고 일하는 것과 달리 공공재 성격을 가지는 정부사업은 당장의 시장평가가 어렵고 또 시장의 평가를 의식하지 않는 사업도 있습니다. 정부는 주로 시장여건을 조성하는 일에 역점을 두죠."
김 회장이 민간기업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은 아무리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기업의 이익과 연결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깨달음이다.
공신력있는 해외정보 유료제공
와이즈인포넷(www.wiseinfonet.com 대표 강태진)은 어떤 회사냐는 질문에 김 회장은 "해외정보를 수집하고 분석, 가공해서 유료상품으로 제공하는 컨텐츠프로바이더(comtentprovider)업체"라면서 "장기간에 걸쳐 연구하는 연구소나 기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신문같은 매체보다는 깊이있게 분석한 해외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와이즈인포넷은 금융, 해운, 철강, 나스닥 등 기업활동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세계각국의 언론을 포함한 유력한 6,70개 정보원에서 수집하고 분석해 기업이나 정부기관에 제공하는 지식컨텐츠 제공업체다.
"기업이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형태와 형식으로 가공해서 제공하는 On-Demand방식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리서치와 컨설팅부문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정보제공을 전업으로 하는 유일한 업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 회장은 "와이즈인포넷이 해외정보를 전담해서 제공하기 때문에 정보의 내용면과 인력의 인적구성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기업"이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80여명의 직원 중에서 반 수 이상이 석박사급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내부인력으로 사업 수행이 어려울 때에는 외부네트워크의 자문을 구하고 있다.
"정보가 상품으로 많이 팔린다는 것은 사회 정보인프라를 확대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해외동향을 알고 우리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은 국가적 과제입니다. 이것이 정보가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 이유이죠. 지식산업은 개인적인 기업이윤만을 추구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경쟁력, 창의력'이 돈버는 사회돼야
와이즈인포넷은 현재 청와대 등 정부기관과 중소기업은 물론 주요 대기업, 금융기관 등 1백여업체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연간 40여 억 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정보이용료가 개인이 지불하기엔 비싼 편이라 정부기관과 기업이 주요고객이다.
"한 달에 한 ID로 정보를 볼 때 50만원 정도니까 50명의 직원이 서비스를 받을 경우 2천5백만원 정도듭니다. 개인이 보기엔 비싼 편이죠. 그렇지만 1년간 의미있는 정보를 하나만 건져도 정보이용료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는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죠."
와이즈인포넷은 짭짤한 컨텐츠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고급인력을 많이 두다보니 수익이 있어도 현상유지만 하는 수준이다. 김 회장은 공인된 정보를 사고 파는 정보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시간이 지나면 시장에서 자사의 정보가 상품으로 인정받는 지식산업 업체만이 살아남아 시장의 평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정현준 진승현 사건이 터지면서 한국경제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벤처가 거품산업, 불신산업으로 전락했다.
"진승현 같은 사람이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풍토가 되면 안됩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혁신을 할 수 있는 사람, 같은 아이디어라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돈을 버는 인프라를 만들어야 됩니다. 정치 경제적 사회여건이 창의력과 경쟁력있는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는 사회가 되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정경유착으로 인해 경제원리에 의하지 않은 돈벌이가 횡행하고 있어 문젭니다."
정경유착이 우리나라에 IMF위기가 닥친 여러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는 김 회장은 이러한 정경유착을 깨뜨릴 수 있는 가장 대표적 형태가 벤처라고 본다.
"벤처, 지원이 능사 아니다"
그는 벤처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먼저 다음과 같은 사회여건이 조성되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책이 투명해야하고 유연해야 합니다. 그리고 예측가능한 사회가 되야 벤처가 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머리가 좋고 근면하며 개인의식이 강합니다. 이러한 한국인의 성향과 인터넷의 확산, 정부의 강력한 벤처육성의지가 함께 맞물려 한국이 벤처기업을 하기에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사회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투명하고 유연한 정책, 예측 가능한 사회시스템이 바로 개혁의 본질인데 현정부 들어서 이러한 의미의 개혁은 진전이 전혀 없었다는 게 김 회장의 평가다.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을 할 수 있는 사회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정부는 지원만 했지 여건조성에는 소홀했습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청에 벤처기업으로 등록하는 제도 자체가 非벤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제도는 하루 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말한다. "누가 알아준다고 해서 벤처가 아닙니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시장에 의해 평가받고 그렇지 못했을 경우 퇴출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의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 벤처입니다."
"벤처지원제도를 만든다고 했을 때 청와대 상공부장관한테 벤처를 제2의 중소기업처럼 만들려고 하느냐고 하면서 빨리 거둬치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중소기업제도를 가진 나라입니다. 그런데 실제는 어떻습니까? 지원만 한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고성장신화가 외환위기 불러
김 회장은 한국경제가 외환위기로 휘청거리고 부실기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을 고성장정책 신화에서 찾는다.
"IMF사태가 왜 왔나 한 마디로 요약하면 고성장정책 때문입니다. 고성장정책이 정경유착을 부추기고 정경유착관행 때문에 정부역할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고성장정책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벤처기업에도 고성장신화가 그대로 나타나 정현준, 진승현 같은 사람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IMF를 1년 반만에 극복했다고 자축하는 것은 교만이라는 얘기다. 경제의 외형적 지표보다는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몸의 구조가 좋아야 몸이 좋아지는 것이지 몸의 구조가 나쁜데 몸이 건강해지는 것은 오히려 축복이 아니라 저주가 될 수 있다는 뼈아픈 충고다.
"양적 정책을 질적 정책으로 바꾸고 지표정책을 구조정책으로 바꾸는 등 체제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몸의 체질은 바꾸지 않고 실제 능력이상으로 살고 있습니다."
"저수지 물이 넘치면 물이 자연히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물이 차지도 않았는데 퍼내면 저수지 바닥이 다 드러나는 것이죠. 정부가 성과에 너무 급급했습니다. 30년 간 누적된 구조조정문제가 어떻게 1년 반만에 극복될 수 있습니까. 단순히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큰 흐름이 진승현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김 회장은 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이미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었다"면서 "시대변화를 인식하지 않고 변화를 거부하는 나라는 일본과 같이 처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으로는 시장오리엔트 경영, 국제화된 경영, 지식경영 세 가지를 중심으로 한국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입니다. 지식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경영은 존립할 수 없고 국제화된 경영을 하면 진승현 같은 사람이 성공하는 사례는 있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시장을 활성화하고 모든 시각을 글로벌 스탠다드로 보는 국제화된 경영,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가 되야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IT냐 아니냐에 따라 '굴뚝' '비굴뚝'으로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어떤 산업을 하든지 이 세 가지 요건을 갖춘 산업이 시대정신에 맞는 산업입니다."
국제화, 지식사회란 말이 지금은 흔한 말이 되었지만 김 회장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각종 강연에서 강조해온 개념들이다.
김 회장은 벤처행을 결심한 것은 단순히 유행에 편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 몸담고 있는 벤처기업이 이러한 시대조류에 비춰 보람있는 일이고 지식경제라는 관점에서 가장 잘맞는 기업이라는 평소 소신에 의한 것이었다.
김 회장은 "한국에 정보가치에 대한 평가가 아직 정립되지 않아 정보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가 필요하고 그러한 의미에서 성장의 여지가 많다"면서 지식산업의 발전가능성을 크게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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